존경하는 아내를 위하여...

몽달이 생각  |   2007. 12. 6. 17:33
나름 맑은 공기가 필요해서 포항에 내려갔다. 

오랫만에 결혼을 한 중학교 동창을 만났다. 다시 공부하기 위해서 포항에 내려갔고 주말 부부라고 생각했었는데 친구 부인은 서울에서의 삶을 접고 포항에 내려와서 아름다운 가게 하나를 마련하고 열심히 손님을 받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풍의 카페... 친구와 함께 와서 수다를 떨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혹시 포항에 계신 분들은 꼭 포항시청 옆에 있는 kuksa 라는 카페를 들려보세요. 참고로 kuksa 란 북유럽의 나무로 만든 잔이라고 하네요. (오른쪽 사진 참조)

이제는 결혼한 사람들이 주위에 자꾸 늘어가고 있지만 난 그렇게 부럽다는 생각이 안든다. 결혼이 목적이 되어서 하다보면 정말 내가 살아야 하는 사람... 나와 같이 살아갈 반려자보다는 광야같은 짝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깐 친구와 나는 나와서 잠시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친구가 천주교를 믿을거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럴만한 근거도 없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연히 세례 받은 사람에게 물어보듯이... "성당은 열심히 다니고 있어?" 그렇게 물어봤다. 어릴적부터 세례를 받았을거라고 생각했던 친구는 오히려 다 커서 군대가서 소위 '초코파이 신자'였고 그리고 지금은 성당에 거의 나가지 않고 있는다고 그랬다. 

여러가지 얘기를 하다가 친구 부인은 천주교 신자이고 친정집도 독실한 천주교 신자 집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조심스레 가게 문 열기 전에 성당에서 미사 드리고 오면 참 좋겠어요... 그렇게 얘기했는데 친구 부인은 이렇게 얘기했다. 


"그럼 정말 좋죠... 제 소원이 주일에 남편이랑 같이 성당가서 미사 드리는 것이예요."

지금까지도 생각나면 이 친구 부부를 위해서 기도해준다.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 냉담 가득한 친구의 술잔과 함께 들려준 말때문이었다. 


"난 내 와이프가 존경스러워..." 

그 짧은 말 속에... 우리가 살아가는데 사랑만이 가득하여도 존경이 없으면 그 사랑은 한순간에 애증으로 변하고 잘못된 감정으로 변한다는 사실때문인지... 부럽고 참 부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부가 성당에 잘만 나간다면 그게 바로 성가정이 아닐까? 아니 어쩌면 성당은 냉담을 하고 있고 어쩌면 다시 가야하고 다시 기도문을 외워야 한다는 두려움에 다시 시작하기 힘들지만 그 마음이나 그 행동이나 그 살아가는 방식은 성가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주었다. 

성가정이란... 부부가 성당을 다니는 가정이라기 보다는 부부가 서로를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을 간직하며 그 사랑의 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 아이로 하여금 세상에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나눔의 정신을 펼치게 하는 가정이라고 생각했다. 시작은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다. 사랑은... 그 방법이 올바르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건... 조건이나 능력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부부가 아니라 서로의 본 모습을 바라보며 그저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것이다. 

존경하는 아내를 위해서 내 친구는 그 사랑의 방법을 실천하고 있어 보였다. 그래서 내가 그 친구 부부를 위해 기도해주는 내용은... 

성당에 나가면 좋겠지만 그리고 언젠가 당신의 이끌림에 나갈거라고 믿고 있고 서로를 존경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며 사랑이 넘쳐 그의 자식들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의 모습을 비출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은총 많이 내려주세요...

그들의 손엔 아픔이 느껴질지 몰라도 그들의 눈에서는 아픔을 느낄 수 없었고 
그들의 팔은 노동에 힘든지는 몰라도 그들의 입술에는 미소를 찾을 수 있었다. 

항상 건강하고 서로를 존경하는 성가정을 이룰거라고 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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