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

몽달이 생각  |   2007. 5. 22. 04:49
Proposition 1. "Innocent until proven guilty".
Proposition 2. "Better that 10 guilty go free than one innocent go to jail."

어느 나라의 법정에서나 위의 두가지 기본적인 철학의 근간은 판단의 근거가 된다.

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피고는 무죄인 상태라는 점, 한명의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보내는 것보다 열명의 죄지은 사람을 풀어주는 것... 이 두가지의 법적 철학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의 인터넷에서의 사람들의 의견이나 여론이 움직이는 방향을 보면 대중의 정치적인 선동에 인간의 철학적 근간마저 무너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Case. 인터넷 신문고같은 곳에 탄원서같은 글을 올리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모든 신상과 그 주변사람에 대한 모든 정보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정보들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서는 막아보지만 소용없는 것처럼 보인다. 소위 스크랩이라는 '기술'을 통해서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철학적 접근: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한다고 하더라도 감정에 휩쓸린 정보는 그 정보의 정확도를 떠나서 가해자를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점에서 문제를 발생시킨다. 한번 그런 가면에 씌이게 된다면 가해자의 최소한의 옳은 판단과 상황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대처마저도 악의로 전달되게 된다는 것이다. 의도적인 악의(malicious intention)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그 결론이 이르기까지 침착하고 논리적인 판단의 과정(self-possession & logical processing on accident) 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은 제 3자의 입장에서 무척이나 침착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한다고 생각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않은 판단은 머리보다는 가슴이 먼저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이는 사건을 보는데 있어서 절실함보다는 거리감을 두고 본다는 점이다. 즉,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만약 자신의 의견에 대해서 충분한 책임이 가해진다면 (심지어 온라인상의 작은 댓글마저도) 그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현실적 현상: 책임감이 적은 댓글의 양산과 연습은 자신의 생각마저도 신중함을 잃어버리게 하게 한다.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보다는 여론과 Major Party 가 누구인지를 먼저 보기 마련이다. 때로는 잘못된 정보의 시간적 우선성 (Initatives of wrong information) 에 의해서 여론은 상당 부분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즉, 정보의 정확성 (Accuracy of information) 보다도 정보의 속도성 (Velocity of information) 이 더 중요해 보인다는 것이다. 속도는 Speed 가 아닌 Velocity 로 표현하고 싶은 이유는 따로 있다. 어떤 윤리적인 정당성이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보다는 여론의 방향에 의해 플러스(+), 마이너스(-) 의 Vector 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초기 정보의 내용에 대해서 여론의 방향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초기 정보 제공자의 글, 그안의 표현에 의해서 이미 악역과 피해자는 정해져 있는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20%의 악역, 82%의 피해자란 존재하기가 쉽지 않고 그러한 퍼센트는 몇명이 지지하는가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여론이 한쪽으로 몰리기 시작하는 이유는 이미 정해진 각본, 주어진 초기의 정보내에서 판단하기엔 상당히 편협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른 생각의 여유'는 지탄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판단은 진실과는 별도로 (regardless of fact) 상당히 윤리적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른 윤리적 판단근거를 결정하기 보다는 대의명분과 같은 진리적 윤리가 적용되기 쉽다.  

수학적 재미: 초기 정보가 만들어지고 나서 우연적 계기에 의해 접근된 몇몇 사람들에 의해서 전파되어서 엄청난 Issue 를 만들어 내는 사건은 그 시작부터 수학적으로 재미가 있다. 소위 기하급수적인 전파 속도가 스크랩이라는 것에 의한 정보 Contents 자체의 전파에 의한 영향도 크겠지만 URL 이라는 인터넷이 가지는 접근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부분은 전파의 속도보다 전파가 차단되는 과정이 더 재밌단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정보를 접근하는 방법은 상당히 전형적(Typical)이고 일반적(generic)이다. 대부분은 포탈 사이트의 검색어를 통해서 접근하게 되고 이를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정보는 퍼지게 되지만 문제성이 발견되면 포탈 사이트는 그 검색어의 표시 및 정보의 연결을 막게 된다. 그리고 전형적인 다음 단계의 검색 방법을 통해서 정보는 이차적인 전달을 이루어지게 된다. 즉, 주요 정보의 전달 지점(Informatic node)를 제한하고 퍼져나간 복사된 잔여정보(residue of duplicated information)을 막아주면 정보의 전달은 '덜 기하급수적' 전달로 변형된다. 즉, 이러한 현상은 어떤 한 부분의 지점이 전체의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Scale-free 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의 통신장애등을 통해서 인터넷 망이 Scale-free 라는 논문[Barabasi et al, 2000]은 나왔지만 참여자의 여론 형성, 정보 전달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분석 및 방법도 가치가 있을 것 같다.

Case 에 대한 희망적 결론: 무죄를 입증하기 전에 인터넷 댓글을 통해 무좌와 유죄는 마녀사냥식으로 이미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때론 그런 사건의 억울한 피해자가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무감각적, 반사적 여론은 한번쯤 돌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안타가운 것은 그렇게 불끓던 여론 재판은 정작 실제로 진실을 위한 재판 결과가 나오고 나면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영원히 그들의 기억속엔 이미 일심 재판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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