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의 재발견: 금융을 바라보며...

몽달이 생각  |   2007. 7. 9. 01:41
전 대량생산의 농업에서는 잡초들이란 양분을 '빼앗아 먹고' 우리가 원하는 농산품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다 뽑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따라서 예전 농업의 패러다임이란 자신이 원하는 농산물이 자신의 땅에 사각형의 개간된 땅에 일렬로 늘어서 있는 것에 대해 큰 뿌듯함을 느끼며 농업의 힘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각설하고 그렇게 잡초가 사라진 땅에는 단일 품종이 원하는 원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기 위해서 화학 비료를 뿌려줘야 하고 복합비료라고 다양한 영양분을 한꺼번에 줄 수 있는 비료를 최고의 비료라고 하면서 비료산업에서는 몇십년동안을 군림해왔고 결국 영양분을 뭉쳐주고 전달해주는 화학 전달물질에 의해서 땅은 생명력을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마저도 그 이유가 땅에서 영양분들이 고갈되어서 휴작기란 것을 통해 땅을 살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모든 판단이 '참' 이 되었던 이유는 잡초가 없는 단일 작물이 가득한 농업이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패러다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몇몇 자생하는 잡초의 뿌리혹 박테리아가 공기중 질소성분을 고정화하여 다른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땅으로 흡수하고 다양한 잡초들과 농작물이 같이 자랄때 농작물의 생산성은 떨어질수도 다소 올라갈수도 있는 양상을 보이는데 중요한건 수확된 농산물의 질이나 품질이 보통보다 훨씬 좋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쓸데없는 풀로 여겨지던 '잡초'의 역할이 우리의 시각에서 쓸모없었을 뿐이지 실제로는 이름을 붙어주지 않은 하나의 풀이라는 것입니다. 

 

초의 발견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큰 혜택을 주게 됩니다. 다양한 유전자의 확보를 떠나서 어떤 잡초는 멘델의 유전법칙이 틀렸다는 획기적인 생명현상의 증거를 제시해주기도 했고 (2005, Nature) 어떤 잡초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면역물질을 만들어주는 전구체(Precursor)로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어떤 잡초는 잘 알려진 조류독감의 타미플루(문제가 있는 백신이긴 하지만...)를 만들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었고 미국이나 스위스 독일같은 나라에서는 다양한 식물의 천연물 자원에 대한 투자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소위 좋은 것만 우리가 현재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욕심부리게 되면 우리의 큰 문제를 풀 수 있는 작은 단서를 무시하기 마련입니다. 자연은 다양한 존재성이 확보되면서 그 다양성(diversity)이 수렴(convergence)해야한다는 것이 자연의 법칙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우리의 세상으로 넘어와서...) 

즘 모 캐피탈 회사에서 선전을 합니다. 딜레마라면서 사실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별로 믿음은 안가지만...) 금융회사가 사회의 약자 혹은 약자가 되기 쉬운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가에 대한 우리나라 금융권의 시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보인다는 점입니다. 

문제를 다시 부각하자면 소위 금융의 힘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금융의 안정성과 수익률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소위 잡초같은 사람들이 돈이 필요로 할때 어떻게 바라보며 그들에게 대출을 해줘야 하는가입니다. 현재 확실한 분위기는 은행권 및 카드회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까지의 일반인들의 대출 가능성이 쉬운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겐 생각보다 대출이 무척이나 쉬운 것을 경험해봅니다. 그러나 실제 돈을 필요로 해서 소위 말해 금융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느냐, 극복할 수 없느냐의 고비에 놓인 사람에게 우리나라의 금융권은 절대로 관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대출 기준은 상당히 높기 때문이죠. 

따라서 그들의 선택, 자금적으로 여유가 있고 경제력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에 대해서 보험이 들어도 그 방어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갚지 못할 돈을 왜 빌릴까? 물론 경제관념이 없이 명품소비를 위한 대책없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할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환경속에 놓여 경제적으로 어쩌지도 못하고 심한 생활고에서 자살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우수 고객'만을 유치하고 좋은 금융상품으로 돈 불리기에 수익을 얻어서 돈많이 사람들만의 금융권이 되어버린다면 잡초없는 농업과 사뭇 비슷해보입니다. 


여기 하나의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수익율이 높은 상품을 내놓은 외국계은행 상품 vs 수익율이 다소 낮은 상품을 국내 은행 상품 

돈이 있다면 어디에 투자를 하고 싶으시겠습니까? 당연히 저같아도 전자에 투자할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더 많이 모아진 은행은 큰 자본력을 가지고 주식 및 다양한 금융의 도구를 통해서 큰 수익율을 높일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돈의 흐름은 수익률과 이자라는 개념이 존재하는한 큰 곳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해서 큰 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더 큰 자본을 섭취하게 됩니다. 동시에 작은 자본을 가진 집단이나 개인은 그 큰 자본에 흡수될 자본원을 주기 쉽습니다. 이러한 금융적 흐름을 걱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걱정하는 큰 두가지는... 


1. 자본의 흐름이 큰 자본만을 위해서 일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처럼 서민대출이나 빈민구재대출은 점점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즉, 원래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어느날 겪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다시 회생할 수 있는 금융적 기회는 점점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2006년도 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의 Dr. YunusMicrobank 라고 해서 빈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 소액 대출 및 투자 대출에 대한 은행을 만들어 그 공로로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대학원생에게 들은 얘기는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그 제도를 통해 극빈계층이 점점 사라지게 되어서 일정한 경제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심지어 여성까지도...) 인구가 전 국민의 10%가 안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개인적 파산이 점점 심해지고 자립을 위한 대출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고 심지어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조차도 대기업의 기술 착취 및 어음 결재등을 통해서 하도급 업체화 및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도 자본력의 부재로 도산하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마치 이미 자본력을 가진사람들만을 위한 금융권으로 잡초같은 서민들, 중요성이 부각되기도 전에 잡초들이 제거되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어 잘 사는 사람들만이 잘사는 풍토가 만들어진다면 절재적 빈곤층은 사회에 불만을 토로하는 형태가 되기 쉽고 그러한 경제적 계층간의 불평등, 불신, 잡초들이 살아가기 위해 더 깊숙한 산속으로 들어가버리게 되어 결국 땅은 황페화되어가게 됩니다. 나는 그런 잡초의 삶이 아니고 금융권의 혜택을 보니깐 상관없어~ 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실제 절대 빈곤층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금융이 가지는 생산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본력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쓰러지기 시작하는 전체적 공항이 시작합니다. 즉, 외부적으로 부가 쌓이는데도 국가는 망해서 결국 국가의 신인도의 하락으로 인하여 그 부마저도 무너지는 형태죠.  


2. 우리나라에서의 진정한 IB (Investment Bank) 와 다양한 형태의 금융이 없다는 점입니다. IB는 투자은행입니다. 미국이나 독일 등은 국민들을 위한 서민은행 형태가 있고 외국에 투자나 장기적인 기술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는 투자은행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얼마나 진정한 투자은행이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내국민의 주머니돈을 모아 모아 챙겨서 자신의 수익을 올리고 고연봉이 보장되는 직장이라 돈벌고 싶어하는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 그들로 인해 또한 고수익을 올리는 형태의 순환으로 인해 결국 수익의 100%가 국내 국민들의 수수료와 연체료등으로 이루어지는 은행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예전처럼 중소기업을 위한 은행, 농민들을 위한 은행, 산업을 위한 은행 등 특성화에 맞춰 특정 목표를 두고 일정 산업, 특성화 되어 그 분야의 전문가, 어드바이저가 될 수 있는 은행이 얼마나 있느냐입니다. 

생각해보면 국가의 부는 서민들의 저축에서 시작되기도 하지만 실제 생산성이나 경제적인 부가가치는 생산력이 존재하는 산업에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금융도 그에 의해서 투자적 가치나 회수적 가치로 나오는 이득이기에 금융도 전문화되어 금융적 상생을 해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우리나라 금융은 거기가 거기이고 수익률 좋은데가 좋은 곳이죠. 독일의 카르텔이나 네델란드의 산업금융조합 같은 형태로 배타적이지만 지속적이고 생산의 안정성을 지켜줄 수 있는 형태의 금융의 형태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회사를 만들면서 금융적 한계성에 대해서 몸으로 느끼면서 생각되어지던 부분을 적어보았습니다. 결국 잡초가 없이 화학비료로 이어지는 보기좋은 농산물이냐 잡초와 같이 살아가면서 지속적으로 살아있는 땅에서 자라는 농산물이냐... 선택의 문제이겠죠.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서 결과는 전혀 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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