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 류시화

사람들 생각  |   2007. 10. 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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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나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 

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