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적은 작은 일상에서 나온다.

사람들 생각  |   2007. 6. 10. 01:23

며칠째 감기는 점점 더 악화되 괴로운 기침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친구가 "분필을 먹는 교사라는 직업병 때문이 아닐까?"라며 겨우 3개월밖에 안된 초짜교사를 놀리고 있었지만 사실 특수학교 교사로써 분필같은건 별로 쓸 일이 없는 나에겐 그건 재밌는 농담에 불과했다.



오늘은 비가 와서 학생들이 더 시끄러웠고 수업시간 내내 주은이는 돌아다녔고 홍우는 빗자루를 들고 설쳐됐다.(특수학교에서 비오는 날은 쥐약이다)  1시간 내내 자리에 앉으라는 말을 수없이 한 나는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고 기침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드디어 쉬는 시간이 되었다. 일부학생들은 화장실에 갔고 난 자리에 잠시 앉을 수 있었다.

그런데 화장실에 갔다온 뒤 한 학생이 보이지 않았다. 쉬는 시간은 벌써 끝났고...난 서서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왜냐면 똑똑한 이림이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등하교도 혼자 하는 ...(고 2 였지만 우리학교에서 등하교를 혼자 할 수 있는 학생은 몇 되지 않는다.)

5분이 더 지나자 걱정이 되었다. 그렇다고 섣불리 밖으로 나가 찾아볼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10명의 학생들이 방치되어 있기 때문에 교무실에 올라가 도움을 청할 선생님을 찾아야 했고....방송도 해야 했고...똑똑한 학생이기에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그렇게 10분이 더 지나자 이림이가 들어왔다. 난 안심이 되었지만 화가 나는 것도 감추지 않았다. "누가 공부시간에 돌아다니래? 쉬는 시간 끝났으면 빨리 와야지? 지금이 몇시야??" 내가 큰 소리로 화를 내자 매우 놀라는 눈치였다. 혼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쉽게 위축되기 때문에 내가 화를 낸 다는 것에도 충격이었나 보다. 그러다 쭈삣거리더니 손으로 무엇인가를 내밀었다. "선생님이 기침을 많이 하셔서요"그 손에는 목캔디가 들려 있었다. 얼마받지 않은 용돈에 쉬는 시간에 학교 밖까지 나가서 사들고 온 것이다.난 가슴에 무엇인가 뜨거웠지만 더 근엄하게 말했다. "고맙다. 그렇지만 수업시간에 밖으로 나가면 안돼!" 자리에 앉아라."나는 목캔디를 하나 입에 넣었다. 기침은 멈추지 않는다.그러나 난 지금 즐거운 기침을 하고 있다.  사랑의 기적은 작은 일상에서 나온다.

 

친구(Kim. R.K.) 의 홈페이지에서


Trackbacks 0 | Comments 0

Write a comment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