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쁜것 같아...

몽달이 생각  |   2006. 9. 13. 01:20

너무 바쁜거 같아요... 

요즘 너무 바빠보여서 연락하기 미안했어...


그동안 돌아보면 실제로 열심히 살았던 시간보다 땡땡이 치고 어떻게 하면 재밌게 살까 궁리했던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이 아직 보급되지 않은 시절 호출기(일명 삐삐)의 용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었다. 호출기 화면에 1004 라고 찍히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긴 웃음을 지울 수 있었고 서로만이 아는 암호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서로의 존재를 알리기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핸드폰이 보급되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오히려 호출기보다 더 어려운 것이 "Keeping Contact" 이 아닐까? 


1. 용건만 간단히... 핸드폰의 문자메세지는 용건만 간단히... 혹은 짧게 짧게 할 얘기만 혹은 간략하게 연락하기에 쉬운 도구가 되어버렸다. 호출기 시절 한번 걸었던 전화가 아까워서라도 서로에게 짧은 안부인사와 어떻게 살아가는지 물어보는 하나의 화두가 되기도 했지만 이젠 더이상 그러기 쉽지 않다. 


2.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는가? 인연의 고리로 만나 서로를 알아차리고 서로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난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핸드폰 한번 전화하면 쉽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일지도... 그래서 그 기회를 항상 지나치곤 한다. 왜냐하면 너무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랫만에 얘기하는 친구가 그렇게 얘기한다. 


"바쁠 것 같아서 쉽게 연락 못하겠더라...", "바쁘실 것 같아서 연락 못했어요." 


한때는 매일 만나던 어떤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었다. 


난 오빠가 항상 바쁘다는 것을 알아. 그리고 보고싶다고 만나고 싶다고 오늘 시간있냐고 물어봤을 때 거절 당할까봐 쉽게 만나고 싶다고 얘기하지 못했지만 그건 내가 보고 싶은 마음보다 내가 받을 알 수 없는 상처때문에 더 못하는지 모른다고... 그래서... 오빠가 바쁠 거라고 항상 가정하고 살아가면 언젠가 그 보고싶던 마음도 사치스러움이 되어버려 쉽게 다가가지 못할것 같아. 


그래서 난 그냥 물어볼래... 바빠서 못본다고 해도 아쉬운 것은 사실이고 그 아쉬움도 나름대로 다음의 만남을 더 설레이게 하니깐... 


당신이 내가 바쁠거라 가정하고 나를 그냥 놔둔다면 남는것은 바쁜듯 보이는 외로움이 되어버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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